어복쟁반 맛집 BEST 5
- 어복쟁반의 단아함, 청담동 ‘피양옥’
- 맛과 분위기까지 다 잡은 노포의 어복쟁반, 시청 ‘남포면옥’
- 어복쟁반과 중독적인 오이소박이의 합, 충무로 ‘진고개’
- 3대째 이어온 어복쟁반의 맛, 삼성동 ‘평가옥’
- 서민적인 어복쟁반, 논현동 ‘진미평양냉면’
좋은 식재료로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준비해야 하는 슬로푸드. 그 중에서도 소고기를 얇게 썰어 밑간을 한 뒤 각종 야채들을 넣고 육수를 부어 먹는 전골 중 하나인 ‘어복쟁반’은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즐기기 더할 나위 없는 음식이다.
어복쟁반은 평양의 향토 음식으로 얕은 쟁반 스타일의 큰 놋그릇에 담아 여럿이 나누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이북 음식 답게 슴슴한 간의 고기와 야채를 초간장에 찍어 먹다 국물이 졸아들면 국수 사리를 넣어 먹기도 한다. 평양 상인들이 흥정을 하는 와중 이 어복쟁반을 앞에 두고 함께 먹으면서 흥정 중에 쌓인 긴장감을 가라앉혔다고 전해진다.
소고기와 야채로 만든 음식임에도 ‘어복’이라고 불리게 된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임금이 병에 걸려 기름기를 뺀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한 요리사가 놋쟁반에 내놓은 음식이 이 어복쟁반이었는데, 그 놋쟁반의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있어 뒤집어 보면 임금의 배를 닮았다고 하여 어복쟁반(御腹錚盤)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고, 소의 뱃살을 썰어 만든 음식이므로 ‘우복(牛腹)’임에도 불구하고 구전되며 잘못된 발음으로 알려진 것이 아니냐는 설도 있다.
여하튼 어복쟁반은 남녀노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담백한 맛과, 푸짐한 담음새, 끓여먹으며 오랜 시간 함께 식사하는 이와 도란도란 수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또는 가까운 벗과 함께 하기에 좋다. 이번 주엔 어복쟁반의 따스한 김을 가운데 놓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자.
어복쟁반의 단아함, 청담동 ‘피양옥’
평양 냉면과 만두, 온반 등 이북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냄비 위에 야채와 함께 양지, 아롱사태, 머릿고기, 우설, 유퉁, 스지 등 각종 부위의 소고기 편육을 푸짐하게 쌓아 올렸다. 육수를 부어 끓이기 시작하면 채소의 숨이 죽어 먹기 좋은 부드러운 상태가 된다. 양념 간장은 삼삼하게 새콤하니 간이 딱 적당해 식욕을 더욱 돋운다. 룸이 있어 조용히 모임하기 좋고 능이나 자연 송이 버섯을 추가할 수도 있어 좀 더 고급스럽게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식신TIP]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로133길 14
▲영업시간: 11:00~22:00
▲가격: 어복쟁반(소) 70,000원, (대) 100,000원,
▲후기(식신 곰탱이엉덩이): 모던하면서도 전통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특징적. 평론가들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복쟁반 중에 최고라고 하던데 과연 어복쟁반 소를 시켜도 수육이 한가득 올려져 있었다. 육질 또한 무척이나 좋았다. 다른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기의 육향 덕에 좋은 고기를 쓴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어복쟁반 완전 추천합니다.
맛과 분위기까지 다 잡은 노포의 어복쟁반, 시청 ‘남포면옥’
이리오너라를 외치고 입장해야만 할 것 같은 외관의 남포면옥은 2017년부터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이북음식 전문점이다. 냉면, 만두백반, 갈비탕 등의 메뉴를 주로 하며 편하게 점심 한 끼 하고 갈 수 있는 복도 테이블석과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룸이 준비되어 있다. 직접 담그는 동치미는 냉면 육수에 사용하기도 하고 반찬으로도 내어준다. 어복쟁반은 유퉁을 포함한 고기가 아래 깔려있고 버섯과 콩나물, 파 등이 뿌려진 상태로 자리로 서브된다. 유퉁은 암소의 가슴부위로 치즈맛이 나는데 어복쟁반에는 이 부위가 반드시 들어가야 국물에도 꼬릿하고 고소한 치즈맛이 감돈다. 간이 슴슴한 편.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 3길 24
▲영업시간: 11:30~22:00
▲가격: 한우어복쟁반 (소) 67,000원, (중) 77,000원, (대) 87,000원
▲후기(식신 김철범 Michael): 남포면옥에서의 필수는 어복쟁반입니다! 아주 담백합니다! 그 후 물냉면 강추~!!!
어복쟁반과 중독적인 오이소박이의 합, 충무로 ‘진고개’
1963년 오픈한 그때의 역사 속으로 들어온 듯한 낡은 건물과 기물, 심지어 메뉴판에서까지 느껴지는 ‘진짜’의 느낌이 있는 곳. 불고기와 곱창전골 등도 유명하지만 이곳의 어복쟁반은 한번쯤 꼭 먹어봐야 한다. 쑥갓과 버섯류가 푸짐하게 들어간 스타일이라 국물에도 달큰쌉사름한 맛이 제법 배어있다. 또 하나의 킥은 바로 오이소박이. 유료 반찬인데 오이소박이 정식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마니아가 많다. 고춧가루가 과하지 않고 딱 이틀만 숙성해 손님상에 내놓아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식신TIP]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 19-1
▲영업시간: 11:00~09:30 (B/T 15:00~17:00 주말 11:00~09:00) 매주 1,3,5째주 일요일 휴무
▲가격: 어복쟁반 85,000원, 오이소박이 3,000원, 오이소박이 정식 10,000원
▲후기(식신 오늘도먹는다얌얌): 어복쟁반은 채수 베이스의 깔끔한 국물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흔하게 먹을 수 없는 우설이나 지라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네요. 소고기나 야채는 전반적으로 신선했는데 메뉴판 사진처럼 재료가 다양하게 들어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고기와 야채를 다 건져먹고 소면이나 국수 사리를 넣어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3대째 이어온 어복쟁반의 맛, 삼성동 ‘평가옥’
3대째 가업을 이어온 평양음식 전문점으로 삼성동 대로변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이곳 어복쟁반에는 이북식 만두와 육전이 들어있어 소기름맛과는 또 다른 고소한 풍미가 국물에 배어난다. 잘 식힌 단단한 식감의 소고기가 가득 들어있는데, 양파채에 마늘간장을 끼얹은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독특하다. 건더기를 다 먹은 후엔 냉면 사리를 추가해 따뜻한 국물에 풀어진 부드러운 면을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식신TIP]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로95길 37
▲영업시간: 11:00~21:30
▲가격: 어복쟁반(소) 74,000원, (중) 86,000원, (대) 98,000원, 냉면사리 8,000원
▲후기(식신 뇌섹남뇌블리): 안주로 어복쟁반 완전 좋아요. 비주얼이 최강이라 손님 모시기에도 좋고 서빙도 수준급이고요. 소주가 술술 들어갑니다. 발렛비 이천원 있어요.
서민적인 어복쟁반, 논현동 ‘진미평양냉면’
본관과 별관이 함께 있어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다. 진미평양냉면의 냉면은 평양냉면 중에서도 슴슴한 맛으로 이름 나 있는데, 이곳의 어복쟁반은 마늘이 깔려있어 진한 육수맛을 내는것이 반전이다. 고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푸짐하게 올라간 쑥갓과 깻잎이 국물에 향을 더해주면 따뜻하게 중탕된 소스에 폭 찍어 맛을 보면 된다. 냄비에 자박하게 육수를 추가해가며 먹다 만두나 냉면사리를 추가해 먹는 것도 좋다.
[식신TIP]
▲위치: 서울 강남구 학동로 305-3
▲영업시간: 11:00~21:30
▲가격: 어복쟁반(소) 50,000원, (대) 80,000원, 접시만두 12,000원
▲후기(식신 wnstjr123): 피양옥의 어복쟁반이 귀족이라면 여기는 서민이라고 보면 좋겠죠. 가격도 착하고 맛도 진합니다. 물론 재료가 국내산이 아니어서 단가를 맞출 수 있겠습니다. 매장이 좀 좁고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그게 또 이곳의 매력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