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선도가 핵심인 고등어회. 물 밖으로 나오면 빨리 죽어버리는 데다가 산패가 빨라 선도가 떨어지면 특유의 비린맛이 강해져 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깨는 스시집이 있다. 무려 1년 4개월 이상 숙성을 거친 고등어회를 판매하고 있다는 그곳의 정체를 알아보자.
특별한 스시를 원한다면 ‘타쿠미곤’
[매장정보]
위치 :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18길 10 한국회관 2층
영업시간 : 매일 12:00 – 22: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8:00
메뉴 : 점심 150,000원, 저녁 300,000원, VIP 프라이빗 라이브룸 200,000-380,000원
한국인은 대부분 장이나 김치같은 숙성시켜 먹는 음식이 많지만, 회는 쫄깃하고 신선한 활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숙성 스시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보통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키는 ‘선어’와는 다르다. ‘시메’라고도 하는 일본의 전통 생선 절임 비법을 사용한다. 시메는 고등어 이외에도 청어나 전갱이 등도 가능하지만 고등어를 많이 쓴다. 보통 ‘시메사바’라고도 부른다.
‘타쿠미곤’은 국내에서 찾기 힘든 일본 정통 숙성 스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권오준 오너 셰프는 일본요리연구회 한국지부장을 겸임하고 있고 유일하게 일본요리연구회에 등록된 한국인 셰프다. 권셰프는 고등어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르는 철이 되면 대량 구매를 통해 작업(?)을 시작한다. 손질을 마친 고등어들을 식초와 소금에 절이며 장기 보관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
타쿠미곤의 시그니처인 숙성 고등어 회는 식초와 소금의 농도를 조절하여 감칠맛을 끌어내, 이전에 맛보지 못한 회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횟감은 수분 제거와 산화방지 작업을 거치면 오래 보관이 가능한데, 최장 3년까지 보관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산화방지 작업을 거치기 때문이다.
권 셰프의 스시는 숙성 작업과 냉장, 냉동, 상온을 거치면서 생선 속 불포화지방산을 농축시키고 글루타민산,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 또한, 숙성을 거치면 활어보다 독소가 적어져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타쿠미곤은 고등어회 외에도 다양한 숙성 스시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식욕을 돋워주는 애피타이저부터 마지막 디저트까지, 그림같은 플레이팅과 입 안을 황홀하게 만드는 숙성 회의 향연에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숙성 회는 활어와는 다르게 오래 되어 보이는 비주얼을 나타낸다. 이것이 숙성의 흔적이며 보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통해, 왜 숙성 스시가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다. 타쿠미곤 만의 샤리는 간이 적절하고 큼직하여 입 안을 가득 채운다. 동시에, 횟감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숙성을 거친 만큼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과 감칠맛을 더하는 숙성 스시. 난이도 높은 숙성 스킬과 수준 높은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드린다.
미들수준인데 30이라 ㅎㅎ